평소 후마니타스 독서토론대회에 관심은 있었으나, 전공 공부에 치여 준비할 엄두를 내지 못했었습니다. 하지만 졸업하기 전에 학교생활에서 친구와 의미 깊은 추억 하나 정도는 꼭 남기고 싶었고, 그런 생각을 하던 찰나에 후마니타스 홍보 플래카드를 보고 대회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우승 축하드립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아직도 얼떨떨합니다. 열심히 준비하긴 했지만, 잘하는 분들이 많아 사실 많이 떨렸었습니다. 생각보다 만족스러운 토론을 하지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큰 상을 받게 돼 교수님들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우승까지 갈 줄은 몰랐는데, 운도 따라준 것 같고, 무엇보다 좋은 친구와 함께해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대회 준비는 어떻게 하셨나요?
우선 저희는 중간고사가 끝나자마자 토론 선정도서인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와 『검은 피부 하얀 가면』 책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정독했습니다. 책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야 풍부한 논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 후 주어진 논제에 대해 옹호와 비판 입장을 함께 생각하며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그다음 함께 입론 초안을 작성하고 읽어보면서 여러 번 퇴고를 거쳤습니다. 입론은 토론의 시작이자 상대의 공격을 막는 방패입니다. 상대의 공격에 대해 어떻게 방어를 하고, 어떻게 함정을 팔지 정하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죠. 때문에 견실한 입론은 그 자체로 훌륭한 전략이 됩니다. 저희 팀이 입론의 퇴고에 힘을 쏟은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또한, 논제에 대한 논점과 논거가 객관적으로 명확한지 주변 분들에게 피드백을 받아보기도 했고, 함께 쓴 논점을 가지고 각자 옹호, 비판을 맡아 실제로 토론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가상 토론을 진행하며 예상되는 반박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을 준비했고, 이는 토론의 진행 방식을 숙지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대회를 통해 느낀 점이 있다면요?
이번 후마니타스 토론대회를 준비하면서 분명 힘들고 어려웠던 점도 있었지만, 같이 참여하게 된 친구와 논제를 하나하나 함께 풀어 나가는 것이 뿌듯하고 재밌었습니다. 심화 논제에 대해서도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미리 연습한 덕분인지 실전에서 보다 침착하게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함께 준비하면서 발언을 할 때에는 논지를 분명히 하고 논지에서 벗어나는 주장을 하지 않도록 계속 주의를 기울이자고 미리 이야기를 했었는데, 이로 인해 상의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팀워크를 발휘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책 속에 나타난 문제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고 그것을 현실 상황에 대입해 봤던 것도 무척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그저 읽는 것이 아닌, 책을 통해 생각하고, 의견을 나누고, 현실에 대입해 보았던 모든 과정들이 사고의 폭을 넓히는 데에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사실 평소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하는 것이 부끄러워 토론대회 출전을 망설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편안하고 재밌었던 토론을 통해서 어느 순간 열중하고 있는 저희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자신감 또한 많이 향상됐습니다. 토론이 끝나면 교수님들께서 직접 피드백을 해주셨는데, 이를 통해서 저희 팀의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후마니타스 독서토론대회를 통해 독서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단순히 상만 받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독서를 통해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논제와 관련하여 우리 사회의 문제점도 진단해 볼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대학 학생이라면 꼭 후마니타스 독서토론대회에 참가해 많은 것을 얻어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강동현 수습기자 kdhwguni16@w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