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교양대학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기존 교양교육대학에서 명칭을 바꾼 이유가 무엇인가요?
융합교양대학은 2018학년도 1학기 직제 변경에 의해 새롭게 출범한 단과대학입니다. 이전에는 교양교육대학이라는 명칭으로 운영됐습니다. 최근 교육은 전공교육에 비해 교양교육의 비중이 커지는 추세입니다. 우리대학 역시 오래전부터 교양교육을 중시하는 교육흐름에 맞게 인문학, 사회학 등과 관련된 교육과정을 전체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교양교육대학의 교육목표였다면, 융합교양대학은 최근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융합’이라는 사회흐름에 맞춰진 교육 체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최근 사회는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변화의 속도는 예측이 불가능하나, 변화 방향만큼은 분명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대사회는 융합과 소통, 그리고 학제간·기능간 연관 요소를 결합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고, 대학 학문의 추세 역시 변화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의 경우, 제품에 ‘전화’라는 기능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 메일, 음악, 사진 등과 같이 다양한 요소들이 함께 내제돼 있습니다. 이런 융합된 기술과 가치는 현재 상품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즉, 융합은 미래사회의 뚜렷한 방향입니다. 만약 이를 고려해서 나아가지 않는다면 역사의 낙오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와 같이 변화된 시대적 사상을 반영할 수 있는 교육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융합교양대학이 새롭게 시작합니다.
우리대학은 4차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아 ‘대학 4.0시대’ 선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융합교육대학이 추구하는 교육 목표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강조하고 있는 만큼 우리시대에 대중화된 용어입니다. 그만큼 4차 산업혁명은 이미 현대사회 발전의 주 원동력으로 자리 잡았는데요. 이런 4차 산업혁명과 융합교양대학이 추구하는 가치와 목표, 그리고 철학은 매우 동질적인 것이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흔히 4차 산업혁명하면 떠오르는 빅 데이터, IoT(사물인터넷), 로보스틱 등과 같은 것들의 공통점이 무엇일까요? 바로 융합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쟁력은 기능과 기능 사이에서 나오는 법입니다. 스티브 잡스가 휴대전화 시장에 뒤늦게 진입했음에도 퍼스트 무버(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선도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전화에 새로운 가치를 추가했기 때문입니다. 즉, 4차 산업의 핵심은 기능과 기능의 연계를 통해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내는 것입니다. 융합교양대학이 추구하는 것 역시 학문 내부에서의 지식과 정보의 전달이 아니라, 학문과 학문 사이에 연결된 접점을 찾아 학생들에게 통합 교육을 시키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는 융합교양대학 탄생의 당위성이자 현재와 미래를 이끌어나갈 인재양성을 위한 가장 혁신적인 교육접근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융합교양대학은 이전 후마니타스 칼리지와 교양교육대학을 거친 명칭입니다. 현재 융합교양대학의 뿌리라고도 할 수 있는 후마니타스 칼리지를 설립했던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후마니타스 칼리지라는 명칭은 과거로부터 이어져온 인문학적 사상과 철학을 계승한 것입니다. 후마니타스의 의미는 ‘휴머니즘’입니다. 즉 인간, 그리고 인간의 가치에서 출발한 것이죠. 하지만 과거 사람들은 휴머니즘보다 실용적인 ‘엔지니어링’에 기댔습니다. 우리는 농경사회를 거치고, 상업과 공업의 시대를 지냈습니다. 제1차 산업혁명 이후에 흔히 말하는 ‘엔지니어링’이 학문 영역에서 체계적으로 본격화되기 시작했죠.
우리나라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특히 급속도로 산업화돼가는 과정에서, 산업인력과 산업기술에 필요한 인재와 기능을 빠르게 생산해내기 위해서 변화가 있었습니다. 바로 교육과정에서 기능과 기술교육이 중심이 된 것이죠.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학교육의 뿌리라고 볼 수 있는 후마니타스와 관련된 교육 및 연구, 그리고 투자가 미흡하게 됐습니다. 또한, 시장에서 요구하는 인재 양성에 급급하다보니, 원래의 교육과정에서 추구하고자 했던 인재상과 전인교육에 필요한 지식 등이 부족하게 됐습니다.
우리나라는 1960-70년대에서 ‘빠르고, 저렴하고, 많은 양을 생산하자’라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를 저가 가격경쟁력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단계를 넘어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술과 제품 하나에 그 나라의 모든 역량이 결집돼야 하고, 기술과 제품 속에 휴머니즘이 있어야 하며, 인간성의 가치가 담겨있어야 합니다.
전공이 올바른 방향으로 성숙되려면,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인문학적 가치에 기반한 전공을 연구해야 하며, 이러한 기반이 갖춰질 때, 우리 사회는 경쟁력을 한 단계 증진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향에서 교양교육을 강화하고자 노력하던 것이 후마니타스 칼리지 설립의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현실적인 예를 들자면, 모두가 익히 아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컴퓨터공학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큰 성공을 이뤄냈습니다. 현재 세계적인 기업들은 인문학적 배경을 가진 신입사원을 다수 채용하고 있습니다. 최근 분석자료에 따르면, 인문학적 배경을 가진 사람이 인문학적 상상에 기반해 새로운 기술과 디자인과 아이디어를 만들었다는 정보도 있습니다.
어떤 기술이나 제품에서 인문학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씀이신가요?
네 그렇습니다. 만약 기업 등에서 인문학이 배제된다면 추가적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시장 구조는 이미 앞서나가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 따라가는 팔로워(Follower) 그 뒤를 쫓는 퍼슈어(Pursuer)가 있습니다. 남들을 이끌어나갈 자리에 있으려면 새로운 가치와 추가적인 가치를 시장과 세상과 고객에게 제공해야합니다.
단순한 기능이 아니라, 기능+가치, 가치+예술, 예술+인간의 보편적인 이념을 실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역설적이게도 우리나라 한 화장지 회사는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라는 슬로건을 걸고 있지만, 사실 화장지의 원료는 펄프. 즉, 나무입니다. 이 기업은 나무를 베어서 펄프를 만들고 제품을 만들지만, 친환경적인 슬로건으로 고객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줬고 현재는 큰 경쟁력이 되고 있습니다.
융합교양대학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과 주요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해주십시오.
먼저 교양과목 신설을 연례적으로 하고 있으며, 융합적 가치를 중심으로 많은 사업들을 신설, 개편해 학생과의 피드백을 중심으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융합적 철학과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후마니타스 장학사업(대학생의 고전읽기 독서능력 향상 및 인문학적 소양능력 고취를 위한 프로그램)을 매학기 펼치고 있습니다. 초반에는 문학이나 역사를 다룬 도서를 중심으로 책을 선정했다면, 최근에는 다양한 분야의 도서를 선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 지식과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장기적 관점으로는 융합교육에 관련된 교과목을 설계하고 프로그램을 만드는 기관을 설립하고자 합니다. 이 기관에서는 전공 능력뿐만 아니라, 전공과 연관된 또 다른 직무수행 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는 인재를 생산해내는 사업이 이뤄질 것입니다.
앞으로 융합교육대학이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을 제공할 수 있을까요?
현재 설계 중이지만, 융합교양대학은 학생들에게 전공교과에서 미처 충족하지 못하는 전공과 연계될 수 있는 ‘다리’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경영학을 연구하고 있지만 전자 공학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거든요. 아이디어가 있다고 해도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능력 또한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인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이 CAD를 다룰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춘다면 자신의 인문학적 소양을 시각적으로 증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의과대학을 다녀도 프로이드의 꿈의 해석을 이해하는 의학도, 로스쿨에 다녀도 인간성에 대한 지식이나 한민족의 설움을 이해하는 법학도 등은 융합교육대학에서 바라는 올바른 인재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융합교육대학은 바로 이런 능력을 강화시킬 수 있도록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융합교양대학에서 교육 서비스를 받을 학생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융합교양대학뿐만 아니라 여러분이 다니고 있는 원광대학교는 매우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는 다 여러분들을 위해 설계되는 것입니다. 우리대학은 국내 어느 명문대학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많은 교육기회를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충분한 홍보를 통해 학생들에게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또한, 대다수 프로그램들이 학교 예산으로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에 관심을 갖고 열심히 참여한다면 여러분의 능력강화는 물론 대학생으로서 받을 수 있는 최상의 혜택 역시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융합교양대학 역시 꾸준히 양질의 융합 교육프로그램들을 개발해 여러분들에게 아낌없이 제공하고자 합니다.
강동현 기자 kdhwguni16@w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