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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특집] 독서논술 부문, 대상 수상작 발표
[특집] 독서논술 부문, 대상 수상작 발표
교양교육원2016-05-27

4개 영역, 296명 선정, 총 1억 원 지급

2016년 제1학기 제9회 후마니타스 장학생 선발대회 텍스트로『광장』,『역사란 무엇인가』,『나의 서양미술 순례』,『침묵의 봄』등 4권의 책이 선정되었다. 독서퀴즈·시험·논술·토론 등 네 영역에서 총 960명이 응시했다. 참여한 인원으로 보면, 독서퀴즈·시험·논술 부문은 지난 학기보다 조금 늘었으나 토론 영역에서는 지원자 수가 감소해 아쉬움이 컸다. 지난 학기와는 달리 상식 문제를 배제하고 출제 영역을『침묵의 봄』한 권으로 한정한 독서퀴즈에 많은 학생들이 지원한 점이 눈에 띄었다. 이번 학기에도, 독서퀴즈 40명, 독서시험 109명, 독서논술 123명, 독서토론 12팀(24명) 등 총 296명이 선발되어 총 1억 원의 장학금이 지급되었다.

사회계열 『역사란 무엇인가』
E.H.카의 ‘역사의 진보’에 대한 고찰
E.H.카가 말하는 역사적 사실이란 그저 과거의 사건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건을 말한다. 예를 들어 대학생인 내가 어제 저녁에 휴가를 나온 친구를 만났다면, 이것은 그저 과거의 사실일 뿐이다. 하지만 어제 저녁에 미국과의 평화회의를 열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에 방문한 사실은 역사적 사실이 될 수 있다. 이렇듯 단순한 과거의 사실이 아니라 역사가가 과거를 다룰 때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건들을 카는 ‘역사적 사실’이라고 말한다.
이런 점에서 공점엽 할머니의 삶의 경우 역사적 사실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단순히 한 사람이 겪은 과거의 사건이지만, 일제 강점기라는 시기와 강제로 끌려가 위안부로 고통을 받았던 삶은 역사적으로 기록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위안부로 고통스러운 시기를 보낸 것은 어쩌면 공점엽 할머니의 개인적인 과거의 사건이다. 하지만 당시 고통을 주었던 일제의 만행을 밝히지 못하고 악몽 끝에 돌아가신 수많은 위안부 희생자의 삶을 대변하여 일제의 만행을 밝히고자 한 사실과 할머니의 삶은 ‘역사적 가치가 있는 삶’의 조건에 만족하지 않을까?
E.H.카는 과거의 역사에서 점차 진보하여 현재와 미래의 역사가 발전한다며 ‘역사의 진보’를 말한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본다면 과거의 역사 때문에 현재와 미래의 역사가 더욱 보수적이고 쇠퇴적으로 변하지 않았나 싶다. 과거 역사가 기록되지 않던 선사시대에는 신분이 존재하지 않았고, 계급도 존재하지 않았다. 다만 공동체의 삶을 안정적으로 영위하기 위해 지도자가 필요했기 때문에 그들을 이끄는 지도자만이 존재했을 뿐이다. 하지만 기록된 역사를 배워 나갈수록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사적으로도 진보하기는 하지만 동시에 쇠퇴적인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고등학교 시절 세계사 수업시간에 산업혁명은 세계의 근대화를 가져온 혁명이라고 배웠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산업혁명의 영향을 먼저 받게 된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서세동점 현상이 나타나며 제국주의가 시작됐다. 이러한 제국주의로 인해 심하게는 남미와 아프리카 일부 국가들의 역사가 지워졌고,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 발발하여 아직까지도 전쟁의 피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국가가 존재한다.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역사의 피해를 겪고 있는 국가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는 20세기 초 일본의 제국주의 및 군국주의로 인해 아직까지도 당시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살아가는 피해자와, 세계적으로 이슈화되고 있는 독도 영유권 문제 등 과거의 역사로 인해 진보하지 못하는 현재의 역사를 쓰고 있다.
나는 현재 세계의 역사를 나선형 순환구조적인 역사관으로 보고 싶다. 카가 주장한 것과 같이 역사는 진보한다. 하지만 역사는 순환의 과정을 겪으며, 현재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진보의 단계가 아닌 쇠퇴의 단계로 순환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말하고 싶다.
김동훈(역사교육과 3년)

예체능계열 『나의 서양 미술 순례』
피카소의 <게르니까>와 예술작품 수용자의 관조적 태도
이 책의 저자는 유럽의 각국을 돌며 서양 미술을 순례하고 그곳에서 자신의 가치관을 표출한다. 저자의 예술관은 그의 배경에 연유한다. 저자의 두 형은 그의 조국 한국에서 옥살이를 하고 있으며, 그는 1980년대 대한민국이 겪고 있던 자유와 정의를 향한 민주주의적 저항 속 소용돌이를 간접적으로 경험했다. 따라서 그는 예술작품은 예술작품 그대로 관조할 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현실에 참여하며 변화를 이끌어 내야하고 수용자가 그것을 해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가 유럽 기행 중 스페인 마드리드의 쁘라도 미술관에 보관된 피카소의 <게르니까>를 감상한 적이 있다. 피카소가 <게르니까>를 그릴 당시의 스페인은 프랑꼬로 대두되는 군부독재 세력과 그와 결탁한 교회의 반동세력으로 자유주의적 가치가 고통받으며, 국민들의 기본권이 희생되는 시기였다. 피카소는 그러한 현실에 목도하고 프랑꼬 정부의 잔인성을 나타내기 위해 <게르니까>를 그렸다. 반면에 까딸로니아 지방의 뷔크에 위치한 성당에는 이러한 군부독재를 찬양하는 벽화가 그려져 있다. 그 당시 교회는 군부세력을 지지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피카소의 작품에 공감하며 조국의 현실과 상처를 떠올리고, 뷔크 성당의 벽화에는 비판적 입장을 견지한다. 이러한 저자의 생각은 예술작품과 현실을 이분법적으로 생각하지 않은 그의 예술관이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예술작품의 본질은 그 작품을 관조할 때 진정으로 드러난다. 예술작품은 그 스스로 온전한 가치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것은 현실과 괴리되어 그 어떤 가치관도 개입되지 않은 채 창작자와 수용자의 의도에서 벗어나 존재할 때 그 의미가 비로소 나타난다. 예술작품의 수용자는 시대에 따라 변화무쌍한 헤게모니에서 탈피하여 그 스스로 ‘동굴’에 들어가 예술작품과 독대하여야 한다. 이러한 태도는 예술작품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바라보는 태도이다. 반면에 이 책의 저자가 취하는 예술관은 작품을 수단으로 전락시켜 그 의미를 변색하게 하는 위험성을 갖고 있다. 예술작품이 수용자의 가치관에 의해 구속되면 그것은 프로파간다가 된다. 또한 이는 아도르노와 맥도날드의 대중예술에 대한 담론에서 알 수 있듯이, 정치의 예술화를 초래하며 2차 대전 이후 냉전시대에서 예술이 수단으로 전락하여 침체기를 겪은 시기를 떠오르게 한다.
예술작품을 창작하고 수용하는 것은 개인이다. 그러나 창작자로서의 개인도 창작 동기에 대해 온전히 자유로울 수 없으며 수용자 또한 시대정신에 영향을 안 받을 수 없다. 그렇게 된다면 예술작품의 가치와 본질은 시대에 따라, 공간에 따라 그리고 무엇보다도 의도에 따라 변화할 것이다. 그러나 예술작품의 미는 내재성을 가지며 이는 외부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수용자는 관조적 태도를 견지해야 할 것이다.
강병일(치의예과 2년)

예체능계열 『나의 서양 미술 순례』
저자의 예술 감상에 대한 반론
『나의 서양 미술 순례』에서 저자는 작품을 감상하면서 그 작품을 통해 자신이 받은 감정과 깨우친 점, 자신의 현실에 맞춰 그것을 해석하고 바라보려 한다. 하지만 각각의 예술작품에는 그것의 창조를 통해 제작자가 우리에게 말하려는 바를 품고 있으며 그 뒤에는 제작자가 그 예술을 잉태하게 한 암울함이나 비극과 같은 시대적 배경이라는 진통이 있다. 이런 기본적인 창작의 근거나 시대적 배경을 무시한 채, 오로지 작품의 형태만을 감상한다거나 자신의 작품 감상 당시의 상황이나 감정에 치우쳐 오로지 자신만의 해석을 한다는 것은 잘못된 예술 감상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작가는 로베르트 캄핀의 부인상을 감상할 때 여인의 머리장식과 같은 행색을 통해 수녀일 것이라고 혼자만의 짐작을 하며, 작품의 구체적이고 섬세함에 감탄하면서 세심하게 표현된 여인의 눈빛을 통해 그녀의 성격이나 성향을 알려고 한다. 작가는 오로지 작품의 형태만을 감상하며 그 작품이 주는 느낌에 취해 오로지 자신만의 생각을 통해 그 그림을 평가하고 결정을 내리며 결론지어 버린다. 나중에 알려진 바로는 그녀는 수녀가 아니며 머리장식은 그 시대의 유행이었다. 이런 작품의 배경이 되는 시대를 알지 못하고는 우리는 작품의 본질을 감상할 수 없고, 작품의 창조자가 느꼈을 창작의 고통에 대한 올바른 감탄도, 그에 따른 이차적인 나의 깨우침도 이끌어낼 수 없다. 오로지 나만의 감정과 생각에 감싸여 외부와는 소통할 수 없는 폐쇄적이고 협소한 시각만을 가지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 시각에 빠지게 되면, 내가 처한 현실을 혼자 안타까워하고 혼자 슬퍼하며 고통받는 혼자만의 세계에 갇히게 된다. 이런 비생산적이고 무의미한 감상은 아무리 많은 예술을 감상하더라도 그 수와는 관계없이 결국 자신만의 세계에서만 이야기하고 느끼고 깨닫는다는 우울한 반복의 연속이다. 작가는 총 100여 곳의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관람했었다 한다. 과연 그 많은 관람을 통해 그는 자신의 세계를 얼마만큼 깨어나갔을까. 혹시 모든 작품을 자신이 처한 현실에 맞게끔 제단하고 현실을 투영하는 거울로만 봄으로써 아직도 자신의 세계라는 알에 혼자 웅크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사회와 소통해야 한다. 모든 예술에는 창작자가 속한 사회가 있으며, 그 사회에는 그만의 감성과 진실이 있다. 예술을 감상한다는 것은 그 예술을 통해 그 시대와 소통하는 것이다. 한 예술의 바탕이 되는 사회에는 우리가 지금에서는 절대 알 수도, 겪지도 못 했던 고유한 가치관과 사실이 있다. 그런 시대를 정확히 알고 올바르게 이해함에 따라 우리는 우리만의 협소한 시각에서 벗어나 사회에 나오는 것이고, 우리를 풍부하고 다양하게 만들어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손지민(봉황인재학과 3년)

심사 총평
<독서퀴즈>
학생들이 조금 더 책읽기에 흥미를 가지도록 하자는 취지로 게임형식의 독서퀴즈 영역을 시행하였다. 이는 즉흥성, 놀이, 재미 등이 가미된 O·X게임과 골든벨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수상권에 들지 못한 학생들도 아쉬움을 달랠 수 있도록 USB, 자건거 등 많은 상품을 준비했다. 상품준비는 CK사업단의 협조로 마련할 수 있었다. 일반상식 문제는 배제하고 퀴즈 텍스트를 『침묵의 봄』한 권으로 한정한 결과, 의약계열 학생들이 많이 참가하였다. 인문·사회 계열 학생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용어들이 어렵게 작용한 듯하다. 독서퀴즈 대상 텍스트를 복수로 선정하는 고려가 필요하다.
<독서시험>
주어진 4권의 책을 제대로 읽었다면 정답을 선택하거나 작성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다. 객관식의 경우는 책을 제대로 읽었으면 맞출 수 있도록 했지만, 단답형은 중요한 키워드를 중심으로 꼼꼼하게 읽어야 정답을 작성할 수 있는 문제를 출제했다. 서술형 문제로 제시된 실례에서 ‘사건의 원인을 두 가지 큰 틀에서 분석하고 이를 통한 역사적 의미를 서술하라’는 출제자의 요구에 충실하게 서술한 답안이 드물었다. 텍스트에서 필자가 주장하는 요지를 파악하며 글을 읽어가는 훈련이 필요해 보인다.
<독서논술>
『광장』논제의 응시자가 월등하게 많았고,『침묵의 봄』이 그 뒤를 이었다.『역사란 무엇인가』와『나의 서양미술 순례』논제 응시자는 예상보다 적었다.『광장』의 경우, 이명준의 선택과 그 행로를 분석하고 이를 주체적이고 비판적으로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다각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논제였다. 대부분 이명준의 행위와 ‘헬조선’이라는 개념을 너무 단편적으로 연결하거나 해석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논제에 최근의 ‘옥시’ 사건과 관련된 시사적인 내용이 포함된『침묵의 봄』의 경우, 출제자의 의도 및 문제 자체에 대한 파악이 되지 않거나 객관적인 정보 없이 지나치게 주관적인 글이 많았다.『역사란 무엇인가』의 경우,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의 삶’이라는 구체적 사실에 적용하여 E. H. 카의 ‘역사적 사실’ 결정조건을 적절하게 설명할 수 있는가를 알아보는 논제였다.
『나의 서양미술 순례』의 논제는 책에 수록된 작품 중 하나를 예로 들어 저자의 예술관과 예술작품을 감상 태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논술하고, 이를 토대로 저자의 예술작품 감상 태도를 비판하라는 것이었다. 자신의 구체적인 경험을 활용하여 과감하게 자신의 생각을 논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독서논술은 두 가지 요소, 즉 책을 읽는 것과 논술이라는 형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책을 잘 읽어야 하고, 논술이라는 글의 특성을 이해하고 익숙해져야 한다. 이번 응시생들의 글을 보면, 이 두 요소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독서토론>
지난 대회보다 참가팀이 적었던 이번 토론대회에서, 토론참가자들은 많은 준비를 했고, 토론능력도 많이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 참가자들은 전반적으로 논제에 대한 문제의식과 쟁점을 잘 파악하였고, 논제에 대한 현실 적용의 방법도 지난 대회에 비해 많이 향상되었다. 대체로 토론을 위한 토론이 아닌, 상호소통을 통한 공감과 설득, 창의적 대안 마련 등이 이루어진 좋은 시간이었다.
토론대회는 학생들의 인문학적 소양과 대중 앞에서 발표할 수 있는 자신감을 향상시킬 수 있는 훌륭한 경연장이라고 생각한다. 독서토론 대회에 참여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대회 참여에 앞서, 어떻게 대회가 진행이 되고, 참가한 팀들이 어떤 규정과 방식에 따라 논지를 발표하고 토론하는가를 미리 경청한다면 준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 대회에도, 교양교육대학 학장 및 직원 선생들이 대회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많은 노고를 아끼지 않았다. 네 영역의 대회가 원만하게 진행되도록, 토요일임에도, 협조해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개인적인 일정을 모두 뒤로 미루고 출제 및 심사에 기꺼이 응해주신 교수님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조영철 교수(후마니타스장학위원회 위원장)

출처 : 원대신문(http://www.w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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